도시와 농업,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만나 도시 안에서 농사를 짓는 ‘도시농업’이라는 말이 탄생했다. 먹을거리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공동체가 붕괴된 요즘, 도시농업은 안전하고 신선한 먹을거리를 직접 생산한다는 점과 정신적·교육적 가치로 인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옥상농원, 도시 열섬화 방지 효과
  옥상농원은 학교나 일반건물 등 가정이 아니더라도 공동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도시농업 형태다. 또한 옥상농원은 도시 대기환경을 정화하고 도시 열섬화를 방지할 수 있다. 옥상농원의 녹지대와 비녹지대의 온도차는 10∼15도 가량이다. 청소년 직업체험센터인 하자센터에서는 벼, 감자, 호박, 상추, 쑥갓, 토마토 등의 10가지 작물을 옥상농원에서 재배하고 있다. 2년간 센터 옥상농원을 관리했던 정다운 기획팀원은 “작년에 옥상농원에서 농작물을 경작했는데 도심 안에서 푸른 농지를 경험할 수 있어 매우 좋았다. 또한 근무를 하다가 휴식을 가질 때 책상 앞이 아닌 옥상농원에서 휴식을 가지면 심신이 편안해진다. 또 청소년들과 함께 농작물을 경작하기도 했는데 공동 활동을 할 수 있어 교육적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주말농장은 비농가에서 체험을 위해 농지를 분양받아 주말마다 농사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지자체 등이 나서 도시 근교뿐 아니라 도시 내에서 주말농장을 개설하기도 했다. 대전광역시 농업기술센터는 도심 속에서의 텃밭문화 활성화를 위해 대전시 유성구 교촌동에 실버농원, 다둥이농원, 다문화농원을 조성해 지난 18일 개장했다. 대전광역시 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연구팀 오정임 주무관은 “주말농장 개장으로 인해 시민들의 여가선용에 도움이 되고 도시녹화로 인해 지구온난화도 완화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회적 교류를 함으로써 공동체 의식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주말농장은 내년에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ED채소공장에서 직원들이 채소들의 생육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출처: 신세계백화점

    LED 채소공장, 미래 농업으로 주목
  이러한 체험목적의 도시농업인 베란다텃밭, 옥상농원, 주말농장 말고도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채소를 재배하는 식물공장이 도시농업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식물공장이란 통제된 시설 내에서 생물의 생육환경을 인공적으로 제어하여 농산물을 공산품처럼 계획 생산하는 시스템적 농업형태를 말한다. 이렇게 통제된 환경 속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농업생산성이 높고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상추의 경우 LED 조명으로 재배하면 재배에서 수확까지의 주기가 약 35일로 줄어들어 연간 10회 생산이 가능하다. 일반 농법으로 기른 상추에 비해 적어도 3∼5배의 생산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외부와 단절되어 이상기후에 의한 재해나 병해충의 피해를 받지 않아 무농약으로 재배가 가능하다. 또한 LED식물공장에서는 상추와 같은 엽채류뿐만 아니라 딸기, 토마토 같은 과채류도 생산이 가능하다. 

▲LED 기술을 이용한 채소공장을 도시 내에 세우겠다는 계획이 세계 곳곳에서 구상 중이다. /출처: Chris Jacobs, Gardon Graff

   도시농업, 농업의 대안 되기는 어려워
  이렇듯 도시농업은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위기를 맞은 우리나라 농업의 대안이 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연구팀 송정석 팀장은 “도시농업이 식량 자급이나 식량생산에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 법에 규정된 도시농업도 기존농업과 의미를 달리하고 있다. 그 목적이 식량 생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체험활동과 교육, 환경보전, 공동체회복, 원예치료에 있다. 소득을 남기는 농가활동과는 전혀 다르다. 하지만 LED 식물공장 같은 경우 농업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통제된 환경에서 농사짓기 때문에 기상이변이 일상화된 요즘 기후에 대한 위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아름 기자  enejwl0103@c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