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국은 지역주권법(Localism Act 2011)을 제정하여 중앙의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는데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에까지 그 이양선을 획기적으로 확대해가고 있다. 2003년 프랑스는 헌법 제1조를 수정하여 프랑스가 분권에 기초한 국가임을 천명하고 있다. 이와같이 민주주의 선진국일수록 분권은 이제 지역의 주권 내지 국민의 기본권으로 인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방분권은 좁게는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에 이양하는 것이지만, 넓게는 중앙에 집중된 권력과 결정권을 민간부문, 즉 시장과 지역사회에 넘겨주는 국가의 재구조화 작업이다. 무한경쟁의 세계화, 정보화 및 고령화 시대에 국가와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부정부패의 척결과 양극화 해소, 나아가 진정한 국민통합을 이루려면 지방분권이 더욱 중시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민선 지방자치 부활 20년을 보내면서 다양한 지방분권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지방분권을 위한 제도만 겨우 갖추었을 뿐, 지방분권정책을 실현한 결과를 보면 지방자치권 보장이 안되는 등 여전히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주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되어 있는 지방의 교육과 치안 문제는 여전히 지방분권과 자치의 틀 속에 들어와 있지 않기 때문에 지방분권의 유용성을 주민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지방분권에 대한 강한 의지와 계획을 갖고 추진했던 역대 정부들이 기대한 결과를 내지 못한 주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정부가 의욕을 가지고 동시에 추진한 자치와 분권, 균형발전, 정부혁신들이 그 목표와 단계별 추진전략에 대한 진지한 검토와 고민없이 무리하게 한꺼번에 진행됐기 때문이다. 또한 자치와 분권은 국민들이 그 성과를 체감하는 가운데 계속해서 공감대를 형성해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누구를 위한 자치고 분권이며 균형인지 명확하지 않은 채 국민과 함께 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리고 지방자치와 분권에 대하여 지역대학들이 주체가 되어 적극적으로 나서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하나같이 소홀했다.
  따라서 지난 기간 미흡했던 지방분권추진 정책과 전략을 보완하고 현 정부는 물론 차기정부가 지방분권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선, 미래 지역사회의 비전과 목표가 명확히 재정립되어 지역주민들과 공유되어야 한다. 지역주민들의 지방분권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확고한 의지가 전제되어야만 지방분권은 더욱 촉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났지만, 연말에 대통령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방자치와 분권과제들이 핵심적인 선거이슈로 부각되어 차기정부와 국회에서 최우선 국정아젠다로 설정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주민 모두 지방자치와 분권의 의미와 필요성을 되새기면서 우리 사회에 그 제도와 문화를 뿌리 내린다는 확고한 신념을 확립하는 동시에 대내외적으로 지방자치와 분권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
  지방거점 국립대학인 우리 대학이 이 역할에 앞장서야 한다. 그것이 지방대학을 살리고 지역을 살리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