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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썰물 |
| 다문화 향한 막연한 똘레랑스 종용, 그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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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1호] 2012년 04월 09일 (월) |
편집국장 김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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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김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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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자원의 국제적 이동이 어느덧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외국인 근로자’의 존재는 붙박이장처럼 필수옵션이 됐다. 고도화된 사회의 청년들이 기피하는 경제의 하부구조를 담당하며 하나의 단단한 축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신자유주의적, 제국주의적 이데올로기의 산물이든 뭐든 간에 우리에겐 면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일까? 조선족 오원춘의 살인행각과 이자스민의 국회의원 당선 이후로 우리 사회에 불거진 제노포비아(외국인혐오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제법 고고한 자세로 계몽하듯 말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제노포비아는 단순히 이질적인 것에 대한 배격이 아니다. 우리가 체험하고 있는 제노포비아의 본질은 일련의 외국인 근로자 범죄사건에서 나타난 정부의 안일한 태도에 대한 염증, 환멸이 고스란히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전도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들의 기본적인 데이터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다. 현 정부가 지문날인 제도를 부활시키기 전까지 외국인들의 지문채취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문날인 제도 부활 이전에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들은 지문정보가 없는 것이다. 만약 이들이 범죄를 저지르면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겠는가. 일선 경찰들은 오원춘 역시 현장에서 검거되지 않았다면 미제사건으로 남을 확률이 크다고 증언한다.
물론 외국인 근로자들이 모두 잠정적 범죄자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의 연도별 강력 범죄 비율이 지난해에는 28.8%를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 다른 범죄율도 모두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반면 정부는 별다른 조치 없이 국민들의 똘레랑스(관용)에만 기대고 있어 국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태도가 ‘외국인 근로자=범죄자’ 공식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 근로자들의 성추행 건에 대해 경찰들이 의사소통 문제 등을 이유로 밋밋한 태도를 보인다는 사실이 각종 커뮤니티, ‘VJ 특공대’ 등을 통해 알려졌고 많은 이들이 공분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의 범죄를 걱정하며 제노포비아를 드러내는 현상은 낮은 시민의식에 의한 것이 아니다. 충분히 이성적인 판단이다. 때문에 대중들의 제노포비아가 직간접적 경험 차원에서 비롯된 것이며, 외국인에 대한 똘레랑스만 종용하는 정부가 이를 강화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 것이다.
우리는 다문화 시대를 살아갈 수밖에 없기에 제노포비아를 극복하는 건 선제적 단계여야 하나, 지금까지의 다문화 정책은 제노포비아의 원인을 밝히고 의식을 개선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 관리체계를 보다 명확히 하고, 외국인 근로자들의 범법 행위에 대한 처벌을 엄격히 해서 국민들의 불안을 종식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여타 국민들처럼 관리돼 있는 구성원이라는 인식을 보편화시켰을 때야 비로소 제노포비아를 이겨내는 첫 단계를 밟을 수 있다. 현재 국민들이 체감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이미지를 고수한 채 국민들을 향해 무한한 똘레랑스만을 바라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자 반발심만 키우는 꼴이라는 걸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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