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난히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봄에 국가적 행사도 많다. 서울핵안보정상회의가 끝나자마자 나라 안이 온통 국회의원 선거로 떠들썩하다. 국민이 주권자가 되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축제가 되어야 할 선거가 상호비방으로 인해 국민을 더욱 어둡고, 춥게 만들고 있다.
  정당마다 모두 국민을 위한 정책으로 온갖 포퓰리즘적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대학생에게 반값등록금을 약속하고, 대학생 주거환경개선, 청년취업 및 창업지원, 군복무 지원 등 청년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들이 대학생들에는 뜨거운 희망을 주지 못하고, 차가운 꽃샘추위처럼 피하고 싶어지고 얼굴만 낯 뜨겁게 만든다.
  꽃샘추위가 아무리 강해도 이제 우리 캠퍼스에 목련이 하얗게 피었고, 벚꽃도 화려하게 만발할 것이다. 다가오는 5월이면 우리 대학의 역사가 꼭 60년이 된다. 해마다 추운 겨울도 있었지만, 대학은 그 추위를 모두 이기고 봄을 맞았다. 독재의 시절도 민주와의 시대도 각각의 겨울바람이 있었지만, 이를 이겨내는 대학의 힘은 훨씬 더 강했다. 해마다 대학의 어려움은 참아낼 수 없듯이 보이지만, 대학구성원의 굳센 의지로 헤쳐나갔다. 겨울이 길어도 봄은 다시 찾아오고, 겨울을 이기고 만다. 오늘날도 이와 같다.
  현재 우리 대학이 겪는 어려움은 지난날의 절대적 절망이 아닌 상대적 열등감이다. 정부의 부족한 지원과 열악한 행정력이 과거의 문제였다면, 오늘날은 거점대학간의 무서운 경쟁을 통한 차별적 지원이 문제가 된다. 과거 어려움에 비해 현재의 그것은 우리의 힘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것들이다. 새로운 시대는 우리에게 쉽지 않은 새로운 과제를 부여한다. 그러나 우리 대학이 지난날에 겪었던 많은 어려움들이 오늘날 우리에게는 큰 자산이 되어, 현명하게 새로운 시대를 열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세종시의 등장과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 대전 지정은 우리 대학에게 60년만의 중요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대학의 지난 위상이 거점대학 중 하위권에 속한 것이었다면, 이제 우리 노력 여하에 따라 가장 우수한 거점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좋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새로운 대학 집행부를 구성하였다. 정상철 총장을 비롯한 새 집행부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클 수밖에 없다. 집행부는 우리 대학의 과거 경험 속에서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지혜를 찾기 바란다. 또한 지역적 대학이었던 소극적 과거의 역사를 뒤로 하고, 대전이 중심이 되는 새 시대 출범의 호기를 우리 대학이 놓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2012년은 우리 대학이 우리나라에서 연구와 과학의 핵이 되는 곳으로 폭풍처럼 커가는 시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우리 대학 60년의 역사를 새로 쓰는 2012년의 봄을 맞아 높게 비상하는 백마의 기상이 캠퍼스에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길었던 겨울의 시샘을 이기고 봄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