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사진은 신문의 특혜가 아니다

  초상권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 이해의 수준이 다소 낮은 개념이다. 나 또한 그 수준이 낮았다. 그러나 2012년 1학기 언론정보학과 이승선 교수님께서 수업하시는 커뮤니케이션 법제를 들으며 그 개념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고 현 우리나라 신문의 기자들이 초상권에 대한 인식의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국지의 경우에는 초상권에 대한 주의를 많이 기울여 기사를 볼 때 문제 제기를 할 만한 기사가 적지만 지역지의 경우 당사자가 마음만 먹고 소송을 제기한다면 그 소송에서 질 수 있는 사진을 실은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공인의 경우나 국가적으로 큰 공적인 일에 연관이 되어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그 사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신문 기사에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공인이 아닌 사인의 경우라면 어떻게 될까?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어떠한 특정 내용에 그 사진을 사용하여 그 특정 내용과 그 사진 속 인물이 동일 인물이라고 생각되게 하는 것이다. 신문은 사람들의 일상에 파고든 힘을 가진 매체이며 따라서 자연스럽게 그 안의 사진은 대단한 힘과 권력을 가진다. 그러므로 신문은 사람들의 초상권에 대한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 예를 들어 ‘벚꽃이 핀 거리에서 연인이 데이트를 하고 있다’ 라는 식의 기사를 쓰고 벚꽃이 핀 거리를 거닐고 있는 사람들 속 한 남자와 여자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내보낼 경우 그 두 남녀의 관계가 연인이 맞는지에 대한 사실 확인과 기사를 내보내도 된다는 그들의 동의를 얻어내야 할 것이다. 과거 위와 같은 기사가 나간 사진 속 주인공들이 사실은 각자 서로 연인이 있는 상황이고 두 사람은 점심을 먹고 회사로 돌아가는 길에 찍힌 사진이었던 적이 있었다. 만약 이 두 사람이 신문사에 소송을 제기하였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허락도 하지 않았는데 신문에 자신의 얼굴이 나온다면 당연히 초상권 권리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카메라 기자는 문서 동의, 녹음, 녹취 등의 검증이 가능한 초상권 허락서, 기사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관계 확인을 꼭 받아야 할 것이다. 초상권에 대한 법적 소송 일화로 서울신문이 있다. 서울신문은 1977년 5월 17일자 ‘현장 습격 고시촌 식당 왜 싼가 했더니’라는 동영상 기사에서 수초간 식당 종업원과 식당 주인 등의 얼굴을 노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기사에 대해 종업원과 주인이 자신들의 초상권이 침해를 당했다고 생각, 침해 소송을 했고 서울신문은 천만원의 손해 배상을 했다.
  초상권 문제가 제기되는 사진을 실은 신문사의 경우 일차적으로는 기자가 질타를 받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신문의 편집자가 그 사진을 추려내지 못한 것이며 기자들에게 확인을 하는 부지런한 행동을 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생기므로 신문의 신뢰성은 떨어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신문사는 신경을 써서 사진을 추려내고 기자들에게 교육을 함으로써 그들에게 초상권 외에도 신문 기사를 작성할 때 문제가 될 사안들에 대해 더욱 주의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어떤 기자가 낸 기사가 문제가 되어 그 기사로 인해 법적 소송에 걸려 손해 배상으로 인해 자신의 재산을 잃게 된다면 그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앞으로 자신의 재산을 잃지 않고 신문사의 신뢰성을 위해서라도 신문사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나은(언론정보·2)

  기성회비, 대학이 아니라 국가에 칼날을

  정문에서 도서관 올라가는 길이 구멍이 뻥뻥 뚫린 플랜카드로 빼곡하다. 작년 봄과 비슷한 풍경이다. 이번에는 기성회비다.
  지난 1월, 국공립대학이 사실상 강제적으로 징수해오던 기성회비는 법적인 근거가 없는 부당 이득인 만큼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그리고 현재는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서 서울대,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카이스트 등 전국 22개 국공립대가 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을 중심으로 2차 국립대 기성회비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움직임과는 달리 현재 우리학교 학생회는 한대련의 국립대 기성회비 반환청구소송과는 분리해 독자적으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학교의 특수성과 지역성을 고려한 효과적이고 정확한 소송 진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우리학교만 독자적으로 소송을 진행하는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어딘가 영 석연치 않다.
  총학생회가 중심이 돼 풀어나가고 있는 이번 문제는 말 그대로 ‘부당한 사용과 이득’분에 대한 반환에만 모든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 물론 대학이 법적 근거도 없이 기성회비를 강제 징수한 것과 기성회비가 원래 목적인 학생 복지와 시설 투자가 아닌 인건비 등으로 사용됐다는 점은 분명 잘못이다. 하지만 결국 이 모든 것들이 정부의 턱없이 부족한 재정지원에서 기인한 문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궁극적으로 국공립대 학생들이 꺼내든 칼날은 대학본부가 아닌 국가와 정부를 향해야만 한다.
  특히 이러한 국공립대 기성회비 문제는 특정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공립대 시스템 전반의 문제이기 때문에 개별 대학의 움직임만으로는 근본적인 개선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점에서 지난 소송과는 다르게 한대련의 이번 2차 대규모 소송은 궁극적으로 국공립대학에 대한 정부의 책임 강화와 공공성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전국 주요 국립대학 학생회가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충청을 대표하는 지역거점국립대인 우리학교가 빠져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힘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장 대학 기성회를 상대로 승소하여 10만원 남짓한 돈을 받아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것이 국공립대 기성회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결국 이번 논란을 푸는 유일한 열쇠는 국가에게 있다. 정부가 국공립대에 충분한 재정 지원을 하지 않는 한, 기성회비 문제는 언제까지나 미완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이번 기성회비 논란을 통해 진실로 얻어 내야 하는 것은 당장의 10만원이 아니라 국가로부터의 당연한 지원이어야 할 것이다.

  최민지(경영ㆍ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