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이라는 단어가 붙은 말들이 낯설지가 않은 시대다. 공정한 무역으로 들어온 공정한 커피와 공정한 초콜릿, 공정한 티셔츠 등 그 품목은 헤아릴 수가 없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공정의 바람은 여행 산업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름 하여 공정여행이다. 여기 대전에도 패기 넘치는 이십대들이 공정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청년 사회적 기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바로 ‘공정함에 감동한 사람들이 만드는 세상(이하 공감만세)’이다.

  공감만세는 공정 여행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청년 사회적 기업이다. 현재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일곱 명의 이십대들로 대부분은 학교를 다니고 있거나 휴학 중이며 각자의 전공을 살려 다양한 실무를 나눠 하고 있다.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기존 여행 산업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보겠다는 생각을 하며 20대 젊은이들이 직접 여행 산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공감만세에서는 필리핀과 태국 같은 해외여행부터 서울 북촌, 제주도, 공주, 대전 대흥동 지역의 여행 프로그램 등 총 여덟 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여행 프로그램은 일반적인 여행사의 것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우선 공감만세에서 제공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그곳에서 일하는 청년들이 직접 답사를 다니고 공부를 하면서 기획한 것들인데 프로그램이 하나 만들어지기까지는 최소한 반년에서 일 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차이점은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다. 공감만세가 추구하는 공정 여행은 매출의 90%를 현지에 남기고, 지역민들을 이해하고 친구가 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래서 이들은 렌터카를 이용하는 대신 현지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원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이나 호스텔에서 숙박한다. 또한 입맛에 맞는 음식대신 주민들과 함께 식사하고 현지인을 가이드로 고용하는 등의 ‘착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예컨대 공감만세에서 진행하는 제주도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해녀 할머니들을 만나 제주도의 역사를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다. 또 제주도 향토음료인 순달이를 마시며 제주도 올레를 만든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를 한다.
  이들은 수익금 일부를 적립하여 현지 지역의 저소득층 아이들을 여행시켜주는 ‘여행 나눔’ 프로그램과 필리핀 빈민가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공부방을 만들고 무너져 내리는 필리핀의 계단식 논을 복원하는 등의 활동들도 해나가고 있다.
  아무래도 20대끼리 진행을 하다 보니 기획이나 진행상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은 젊은 사람들끼리 만들어 내는 에너지와 선배들의 노력으로 어려움들을 하나하나 극복해나가고 있다. 이수용 코디네이터는 “공정하지 않으니까 공정 여행이 있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공정하게 여행해서 공정여행이라는 개념이 필요 없어져서 공감만세가 ‘발전적 해체’되는 날이 어서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젊은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같이 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공감만세가 만들어가는 공정과 감동의 물결이 지역사회를 넘어서 불공정한 사회를 울리는 커다란 파도가 되길 기원해본다.

최민지 기자 minji905@c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