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의 혁명’이라 불리는 스마트폰. 최근 보도들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 가입자가 2천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국민 2명 중 1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꼴이다. 이같이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대중화 되면서 우리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어플리케이션(일명 ‘앱’)을 활용한 스마트폰은 그 기능을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빛이 강할수록 그늘이 더 짙어지는 것처럼 많은 장점이 있는 스마트폰은 그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대화의 단절이다. 사람들끼리 밥을 먹는 흔한 상황에서도 이제는 음식을 기다리며 서로 간의 대화를 하기 보다는 스마트폰에 열중한다. 또한 음식이 나오면 앞에 있는 사람과 얘기를 하기 보다는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SNS)에 먼저 올리고 맛을 평가한다. 이런 상황은 이제 예삿일이 되어 버렸다.

  스마트폰, 소통의 도구에서 소외의 도구로
  대학생 A양은 2G(이동통신 방식 중 2세대)폰 사용자였다. 주변 친구들이 모두 스마트폰 사용자였지만 A양은 별로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문제는 친구들과 대화할 때였다. A양이 친구들과 모여 얘기를 하다가 도중에 친구들이 갑자기 스마트폰에 열중하면 소외감이 느껴졌다고 한다. 따라서 A양은 자신도 스마트폰으로 교체하게 되었다고 했다.
  스마트폰이 아닌 피처폰을 사용하는 대학생 B양은 조별 과제를 하려고 조원들과 얘기를 하는데 조원들은 모두 스마트폰 사용자들이었다. 그래서 B양을 제외한 나머지 조원들은 모두 카카오톡(스마트폰에서 즉각적으로 메시지를 중계하는 메신저)으로 과제에 대한 회의를 하는데 B양은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통해서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B양 역시 다른 조원들에게 미안함과 함께 소외감을 느꼈다고 한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크게 늘면서 위와 같은 경우는 심심치 않게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비단 사람들 간의 소통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는 비스마트폰 사용자와 스마트폰 사용자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다함께 같은 공간에 있어도 실제적으로 대화하는 시간은 줄고,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자들끼리도 서로간의 소통에 있어서 소외감과 단절감을 느끼고 있다.

  스마트폰 중독이 직접 소통의 부재를 부른다
  카카오톡, 틱톡, 다음 마이피플 등 메신저 앱이 쏟아지고,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가 성행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우리는 직접적인 대면 소통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 중독’현상 때문이다. 지난 3일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이 파인드잡과 공동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전국 남녀 대학생 1천8백96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스마트폰 이용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 절반가량인 48.3%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신이 스마트폰에 중독됐다고 생각하는 대학생들도 37.3%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12일 취업 포털 커리어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직장인 4백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인의 30.9%가 자신이 스마트폰 중독이라 생각한 적 있다’고 답했다. 다음의 설문 조사 결과들에서 알 수 있듯이 스마트폰 중독 현상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사용자들을 스마트폰 기기에 더욱더 종속하도록 만들고 있다. 거기에 더하여 젊은 층일수록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에서 느끼는 쑥스러움과 불편함이 직접적인 대화의 단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정보와 흥미에 접근성이 뛰어난 스마트폰에 종속된 많은 젊은이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낯선 사람들과 처음 만나는 어색한 시간을 피해 버리거나 주변 사람들을 앞에 두고도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이다.

  대화의 부재가 낳을 문제점
  지난해 12월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두 살짜리 아기가 실내 풀에 빠져 숨지기 직전 아이 엄마가 위급상황을 트위터에 올려 비난을 산 일이 있었다. 또한 최근에는 ‘카톡이별’이 증가하고 있다. 카톡이별이란 연인 사이에서 카카오톡 메신저로 짧게 메시지를 보내 헤어짐을 고하는 것으로 게시판을 통해 이런 카톡이별을 경험한 사람들의 사례가 자주 올라오고 있다.
  이같이 스마트폰에 대한 종속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한 직접적인 소통의 부재는 사람들 간의 만남을 가볍게 만들 위험성을 안고 있다. 사람들 간의 대면 교류에서 진실성은 사라지고 소비적이고, 피상적인 인간관계가 형성돼 사람들이 느끼는 소외감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자칫 사람들에게 우울증 같은 질환을 높이거나, 반사회적인 감정을 심어줄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인한 대화의 단절은 단순한 현상으로 그치지 않고 나아가 개인의 사회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직접 대면에 익숙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통해 가상공간에서만 소통하는 데 익숙한 이들은 사회관계가 단절되는 현상을 쉽게 겪을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해 그들은 점점 더 개인화되고, 스마트폰 중독 현상이 심화되어 사회적인 왕따나 은둔자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는 충분히 사회문제로 발전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손 안의 PC’ 시대의 개막으로 인해 우리는 더욱 윤택한 삶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양날의 검처럼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서서히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우고 있다. 그러나 소통의 부재로 인해 스마트폰이 ‘손 안의 지옥’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너무 스마트폰에 몰두하기 보다는 가끔씩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고영금 대학원생 기자 ckxogus4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