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껌수다’의 김쌀 군, 박솔희 양, 양태훈 군을 만나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김쌀 군, 박솔희 양,  양태훈 군

  국내 최초 20대 헌정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이름 하여 ‘나는 껌수다(이하 나껌수)’. 제목에서부터 폴폴 풍기는 냄새처럼 나껌수는 유명 인터넷 라디오 방송인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의 패러디 방송이다. 나껌수는 껌들의 수다라는 뜻으로 여기저기 씹히는 20대들이 이제는 꼰대들 좀 씹어보자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그 중심에는 20대 대학생 김쌀(서울대) 군과 박솔희(숙명여대) 양, 양태훈(건국대) 군이 있다.
  세 사람은 오마이 뉴스 대학생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처음 만났다. 이전까지 그들은 해당 언론사를 통해 20대의 목소리를 내오다가, 우연히 ‘나는 꼼수다’를 듣다가 “우리의 이야기를 방송으로도 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이유로 나껌수를 기획했다. 그들은 4회 차 방송까지 주로 ‘대학평가’나 ‘대학 학보사문제’ 등과 같은 시의성이 큰 대학과 관련된 사안을 다뤄왔던 것과는 달리 5회부터는 방향을 바꿔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잡았다.
  박솔희 양은 “4회까지 녹음을 했는데 내용들이 추상적이고 듣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한동안 회의주의에 빠졌었다.”고 말했다. 예컨대 타 대학 학생들에게는 건국대학교 신문사 편집장이 해임된 사안과 같은 주제가 공감하기 힘든 점도 있을뿐만 아니라 당장 방송을 진행해야하는 자신들도 그런 주제들을 완전히 소화하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들은 끊임없는 회의 끝에 우리의 얘기를 해보자는 결론에 이른다. 그리고 지난주에 공개된 다섯 번째 방송에서 그들은 ‘20대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나?’라는 주제로 방송을 했고 다음주에는 ‘서울로 상경해 올라온 대학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박솔희 양은 “(나껌수가) 우리들의 주적인 꼰대들에게 이 시대의 20대들이 도대체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방송이었으면 한다. 우리 생각을 편하게 말하고 20대들도 ‘맞다, 맞다’ 하면서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20대 헌정방송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20대들만 듣는 방송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나껌수는 30대와 40대들에게도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사실 양태훈 군이나 김쌀 군은 방송을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이정도로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반응을 해줄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나껌수를 향한 반응은 상당히 뜨겁다. 이렇게 ‘나껌수’가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서 그들은 “사회적으로 움직임이 있는 20대 자체가 적어서”라는 자체평가를 내놓았다.
  양태훈 군은 “나꼼수는 공감이라기보다는 들으면서 통쾌한 느낌을 받고 정치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내서 인기가 있다면 ‘나껌수는 나꼼수보다 많은 공감이 된다.’는 반응이 많다.”라며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나껌수’라는 것이 있는 건 아는데 실제로 방송을 듣는 분들은 많지 않은 것도 같다.”고 말했다. 김쌀 군은 “재미보다는 공감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들은 현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금에 집중한다. 박솔희 양은 “우리는 미래 계획을 짜면서 사는 사람들은 아니다. 하지만 결코 미래에 대해 무책임하지 않다. 지금까지 20대들이 사회적으로 이룬 승리나 성과가 많지는 않다. 그래서 지금 주위에서 나껌수를 열심히 지켜보고 있는데 무너지고 싶진 않고 끝까지 잘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다소 거칠더라도 편하게 말하는 것이, 쓸데없는 이야기도 많이 하는 편이 낳다.”는 그들의 말처럼, 이제 나껌수는 나꼼수의 색깔을 많이 벗어나서 그들만의 색을 찾은 듯하다. 나껌수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공감 받는 방송으로 거듭나길 기원해본다.

  최민지 기자 minji905@cnu.ac.kr